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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친구들아 요즘 취업때문에 많이 힘들지?
준비해서 좋은데 가고 싶은데 준비할 돈은 없고,
부모님께 계속 손 벌리자니 죄송하고 취업준비하면서 하루 일당 20~50만원 준다는 알바가 있다면 다들 솔깃 할꺼야 ~~ 그치? 난 그랬거든 .. ㅎㅎㅎ
지금부터 (가난하고 불쌍한 취준생인 나를 유혹했던) 건당 20~50 만원 짜리 알바 첫 출근 하고 온 썰을 풀어보려고해.
아, 먼저 나는 20대 후반 언니야 ㅎㅎ
여기 20대 톡방이니까 편하게 얘기 할께 ~ >ㅁ<
며칠전 취업카페에 구인광고 하는 글이 올라왔어 ~
그래서 들어가봤는데
하루에 20만원 정도를 받는 일이래 ~
돈이 궁한 나한텐 정말 솔깃한 페이였어
그래서 바로 연락을 했어 어떤 일을 하는지 들어나 보려고 ㅎㅎ
요약하자면 이거였어.
1. 해외출장하는 고객의 돈을 환전해주는 환전소이다.
2. 고객에게 돈과 서류를 받아오는 업무를 한다.
3. 고객의 요청하는 돈의 2%가 나의 수당으로 떨어진다 (보통 한 건당 2000~5000정도래)
4. 고객이 없을 땐 하루종일 대기 할 수 있다. 대신 대기비가 지급된다 (10만원)
5. 식대/교통비는 제공된다. (단, 현금 사용시만 가능)
이성적으로 들었을때 뭔가 많이 이상하긴 한데.... 실장이라는 작자가 굉장히 나를 잘 설득시켰어
내가 괜히 잘 살아보려고 열심히 하는 기업을 의심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과
진짜 무슨 업무를 하는지 궁금하다는 호기심.
이 두가지의 생각이 오늘 나를 출근하게 만들었어
아침 10시까지 00역근처로 오라는거야 ㅎㅎ
그래서 나는 그 역에서 만나서 뭘 하고 사무실에 들어가나보다 했어.
그리고 준비 해오라는 서류와 각종 준비물을 챙겨가지고 갔지.
'페이가 쎈만큼 일이 엄청 힘들겠따! 열심히하자!!' 하는 각오와함께
00역에 갔는데 아무도 없네? 그래서 연락을 해봣더니 그냥 그 00역에서 대기하고 있으래 ㅎㅎ
난 당연히 나랑 연락한 실장이라든지, 아니면 적어도 업무알려줄 사람이 누구라도 올 줄 알았어.
내가 약속장소에도착했다고 연락하니 메일로 나한테 무슨 서류를 보내주겠대
그거 출력해서 고객을 만나면 서명을 해서 받아오면된데. 그게 끝이래 ㅎㅎ
그래서 근처 PC방에 가서 출력을 했어. 자세히 읽어보니 무슨...금감원 서류인거야 ㅎㅎ
그 자료에 소제목이 ‘금융범죄 금융 계좌 추적 민원’
이더라고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했어
서류 다 출력했으니 난 이제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그 역 근처에서 자유롭게 대기하고 있으래 ㅎㅎ
그래서 가볍에 읽을 책을 한권사서 카페에 들어가서 놀았지 ㅎㅎ
한참 뒤에 또 연락이 왔어.
아까 출력한 그 금감원 서류랑 내 신분증을 들고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라는 거야 ㅎㅎ
다른 누군가가 동영상 찍을걸 샘플 자료로 보여주면서
동영상을 찍을 때 말해야하는 멘트도 다 정해줬어
멘트 내용은 대충 이래
' 내가 고객이 환전하는 돈을 들고 도망가지 않겠다. 도망갈시 검찰에 내 자료를 다 넘겨라'
함참을 망설이다가 그 동영상을 찍어도 딱히 문제가 될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찍고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서 대기를 했어 ㅎㅎ
한참 뒤에 한...4명? 정도 있는 단체톡방이 만들어지더라 거기는 나랑 그동안 연락했던 실장이 있었고
그 실장보다 더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뽀로로'라는 사람이 있었어
왜 이들은 자기들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을까.
나만 너무 나를 까벌린 느낌이더라;;;
그렇게 단체톡방이 만들어졌고 제일 대장인 뽀로로가 나한테 지시를 하더라고
내용은 이래
뽀로로: '@@역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나: 한 ..30분 정도 걸려요
뽀로로 : 잠시만요... 일단 그곳에서 더 대기해주세요
1시간 뒤
뽀로로 : $$역까지는 얼마나 걸리나요?
나 : 2시간 걸려요
뭐 대충 내용은 이런거였어 ㅎㅎ
가까우면 나를 그 역으로 보내서 서류를 받아오게 하려는것 같았어
그때부터 별별 생각이 다들더라
아 이게 그 영화에서만 보던 범죄조직인가? 검은집단인가? 보이스피싱인가 ? 그래서 이렇게 하염없이 대기를 하는건가? 누가 한명 걸려들때까지?.......ㅎㄷㄷ
그렇게 카페에서 책 한권을 다 읽고 영화 한편을 보고있는데 5시쯤 퇴근하라고 연락이 오더라
그래서 나 사무실로 안가봐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괜찮으니까 그냥 집으로 가래.
그리고 내일은 %%역으로 출근을 하래
오늘은 한 건도 일이 없었으니..... 대기비 10만원만 준다는거야
결론적으로 난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아무데도 가지 않았어
나는 그냥 오늘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책을 봤어.
그게 끝인거야 . 그런데 10만원을 주겠데......
이게 정말 보이스 피싱인가? 그 영화에서만 보던 검은돈인가? 외국으로 검은 돈을 보내는건가?
인터넷에 찾아봐도 아무것도 안나오고 (나오는거라고는 성인불법도박 환전업무는 불법이다)뭐 이정도?
근데 이건 그게 아니잖아 ㅎㅎ
그래서 일단 난 퇴근을 했어 .
오늘 하루종일 이 알바를 하면서 이상한점
1. 나는 오늘 왜 상사도 고객도 ... 그 누구도 만나지 못했을까?
2. 출장환전하는 사람이 왜 나같이 중간 전달자에게 2%의 수수료를 줄까? 위험수당인가?
3. 내가 2%받으면 저 실장이랑 뽀로로는 얼마나 받는거지?
4. 내가 왜 금감원서류를 가져가서 서명을 받아와야하지?
5. 나는 오늘 정말 아무것도 안했는데 , 그런 나한테 10만원을 준다고? 왜? 그냥 최저임금만 줘도 될텐데
아마 확실한 증거자료가 있었으면 신고 했을꺼야
하지만 그런 것도 없고 .. 괜히 이런 찜찜한 일에 끼어들어서 피해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실장한테 연락해서 오늘까지만 일하겠다고 말했어.
그리고 괜히 그 대기비같은거 받았다가 그들이 하는 업무에 동조한 꼴이 되니까 (너무 아깝지만)대기비 안받는다고 얘기하고 대신 나에 관련된 자료는 모두 삭제해달라고 했어
집에 오면서 온갖 상상이 다 들더라 경찰에 먼저 얘기를 해보고 경찰도 이상하다고 판단되면 내일 나 출근할때 같이 가서 현장체포를 해야하나부터 시작해서
괜히 경찰에 신고했다가 나도 같이 감옥에 가는 거 아닌가?
그 실장이랑 뽀로로가 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데 우리 가족한테 협박이라도 하면 어떡하지 ??
등등 ..생각하면서 ...법제처 싸이트에도 들어가보고 관련 사례도 인터넷으로 다 찾아봤는데 아무것도 안나오더라고
그래서 혹시 나같은 경험이 있는 20대 친구들이 있다면 조심하라구 ㅠㅠ
혹시 정말 이게 보이스피싱이라면 피해자가 없길.....진심으로 바라고 .....
전에 퀵 알바 한 건에 2~30 마넌 짜리 했다가 알고보니 퀵으로 주고받은 물품이 마약이라 감옥에간 알바생얘기도 생각나고 해서 적어봤어
비록 오늘 헛수고를 하였지만 그래도 나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걸 행운으로 여기며 ...
오늘 내가 직원이든 고객이든 아무도 만나지 못했던 것을 그곳에서 피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며
다들 조심하자 ㅠㅠ
긴글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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