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에요.
언니랑 저는 2살 차이고 성격이 진짜 정반대에요.
언니는 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하고 억울한 일 못 참아요.
말도 잘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남한테 폐 끼치는 사람 극도로 싫어해서
본인도 항상 말 조심, 행동 조심해요.
반대로 저는 완전 고구마 성격이에요.
싫은 소리 못하고 우유부단하고 여기저기 잘 끌려다녀요.
그때마다 언니한테 많이 혼도나고 조언도 구하면서
요새는 억울한 일은 안당해요.
이런 제가 남자친구한테 프로포즈 받아서 결혼준비를 하게됐어요.
양가 부모님께 인사 드릴 때만 해도 괜찮았던 시어머니 될 분..
상견례하니 진짜 미친 여자더라구요.
반반 결혼인데도 예단 요구하고
자기 두 아들보다 어린 우리 언니 결혼 안했다고 기 세서 그런거 아니냐며 후려치기
여자나이, 여자가 돈 버는건~ 후려치기 (참고로 제가 남자친구보다 더 잘벌어요)
며느리 도리
그리고 대놓고 시집살이 예고까지.
진짜 별 소리를 다 하더라구요?
진짜 너무너무 창피하고 가족들한테 죄송하더라구요.
왜 나 때문에 이런 자리에 나와서 이런 소리를 듣고 있는지..
남자친구가 말린다고 말리는데 귓등으로도 안 통하더라구요.
가만히 듣고있던 우리언니.
사돈 말씀 중에 죄송하다며, 부모님께 묻더라구요.
저 이 결혼 시킬거냐고.
그 망할 여자가 정신없이 혼자 떠드는 통에 얼 빠져 있던 우리 엄마, 아빠.
남자친구 부모님 한 번 보더니 언니 보면서 고개 절레절레 흔드시대요.
그 때부터 언니가 입을 열기 시작하는데
집 사는건 애들 돈으로 하고 사돈어른은 중간에서 예단만 챙기시냐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뗏놈이 챙긴다더니 애들 코 묻은 돈으로 생색은 사돈어른이 내시냐
그리고 요새 여자가 돈 더 잘벌면 남자가 애도 키우는 세상이다
누구보고 여자는~하시면서 우리 애 (나..) 기를 죽이시냐
우리랑은 사는 세상 시대가 다르니 우리 부모님이랑 사돈 집안이랑
조목조목 엄마들의 직업, 재산 기여도, 집안의 권위 다 따져보시겠느냐
우리집은 엄마가 능력 있으셔서 여자라고 불이익 본 것도 없고 볼 일도 없었는데
사돈어른은 그렇지 않아서 능력 좋은 며느리 들어와도 그런 꼴 못보시는건 아니냐
기억나는건 이 정돈데 그 뒤로도 마치 컴퓨터 처럼
그 시어머니 될 뻔한 여자가 한 말 순서도 비슷하게 조목조목 받아치더니
언니가 저한테 물을 확 끼얹더라구요.
이 결혼 엎어졌으니 이제 편하게 말하겠다며
이 물을 누구한테 끼얹어야 되는지는 그 쪽들이 더 잘 알겠지만
그쪽들은 이제부터 남이니 내 동생한테 뿌린거라며
그렇게 결혼 엎었습니다.
물론 그 남자친구는 전 남친이 됐구요.
저희 집에 찾아와서 무릎꿇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였지만
자기 부모랑 연 못끊는다길래, 쫓아내고 소금 뿌렸어요.
저도 남자친구가 불쌍하긴 했는데 언니가 비정상인 집안에
가뭄에 콩나듯 정상이 나도 연 못 끊으면 계속 비정상인 집안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자식이라며 모질게 하라더군요.
왜 어른들 있는 자리에서 언니가 그렇게 나섰냐 물으실까봐 짧게 말씀드리자면
저희 엄마랑 언니가 성격이 좀 비슷한 편인데 엄마가 좀 더 감정적이에요.
엄마가 화가 많이 날 수록 톤도 높아지고 그러니 엄마가 언니한테 눈치를 줘요.
니가 나서라는 식으로..언니가 조금 더 이성적으로 잘 따지고 드니까요.
언니가 엄마,아빠한테 이 결혼 시킬거냐고 물어본건
내가 지금부터 나설건데 엄마, 아빠는 어때? 하는 신호탄이었네요.
무튼 저는 남친네 식구들 싹! 차단하고 휴가 썼다가
이번 주에 복귀하고 어느덧 금요일을 맞았어요.
저녁에 언니랑 회 먹으러 가기로 한 김에 자랑 좀 해봤어요.
여러분도 즐거운 불금되세요~~

http://pann.nate.com/talk/341853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