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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에 앞서 글이 길어질거에요..

 

그만큼 제 심경이 복잡하구나 하고 양해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예신이에요.

 

결혼 준비 과정 중 예비시댁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시부모님 두 분 다 너무 좋으신 분들이시고, 아들만 있는 집안에 딸이 들어와서 너무 좋다며 시댁 온 식구들이 절 예뻐해주세요.

 

문제는...저희 가족입니다.

 

혼주석에 누가 앉느냐를 가지고 언쟁이 오갔고, 지금도 끝나진 않았습니다.

 

 

저희 엄마는 친모가 아니세요.

 

하지만 절 그 이상의 은혜와 사랑으로 키워주셨습니다.

 

제가 다섯살 때 아빠와 재혼하신 뒤, 지금까지 27년이란 긴 세월을요.

 

함 들어오던 날에야 알았지만, 절 더 사랑하기 위해 본인의 친자식을 낳는 걸 포기하셨다는 그런 분이십니다.

 

친엄마라는 사람은 제가 두살 때, 제 친엄마 쪽 가족들이 운영하던 식당에 주류를 납품하던 사람과 눈이 맞아 도망갔었다고 들었었습니다. 

 

친엄마의 가족분들은 마누라 간수 못한 네탓이라며 아빠에게 적반하장식으로 나왔다 들었어요. 

 

그렇게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대학교 입학 할 때 쯤 연락이 왔어요(입학하던 해 2월로 기억해요). 

 

그 전에는 직접 저에게 연락하는 법 없이, 고모나 아빠를 통해서 연락하셨었어요.

 

그 때 부터 가끔 연락하며 지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며 '당연히' 혼주석에는 엄마가 앉아주실 것이라 생각했어요.  

 

상견례 자리에도 당연히 엄마랑 나갔구요.

 

엄마와 어머님 모시고 한복집에 가서 한복도 같이 맞췄습니다.

 

친엄마 쪽엔 결혼하고 나서 결혼했다 말할까 싶었는데, 아빠가 그래도 알려주는 건 맞다고 하셔서 청첩장 등기로 보내고 전화로 청첩장 보냈고 결혼한다 말했어요. 

 

본인 식구들에게 청첩장 돌려라 하길래 외가 식구들 오는데 불편하니 그쪽 분들은 안오셨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구요.

 

거기서부터 일이 터졌습니다.

 

친엄마는 집에 와서 내 딸 돌려달라 니가 뭔데 혼주석에 앉냐고 소리 지르고...31년 살면서 얼굴 본 적이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인 친엄마 쪽 친지들은 저한테 그러는 거 아니라고 자꾸 전화를 하네요.

 

웃기지 말라 그랬어요.

 

여태 남으로 살다가 내가 결혼한다 하니 엄마 자리가 그렇게 탐이 나냐고.

 

저희 엄마, 그리고 외가 사람들 정말 좋은 분들이세요. 

 

결혼 한다고 예랑과 외할머니께 인사 드리러 갔더니 외할머니께선 예랑 손잡고 우셨습니다.

 

내 꽃같은 아이 잘 부탁하고 꺾이지 않게 조심해달라고요.

 

정말 그런 분들이세요.

 

수능날 아침 도시락을 싸주신 분도 엄마였고, 입학하고 처음 술을 마셨던 날 마중을 나와주신 분도 엄마였고... 제 대부분의 경험은 늘 엄마와 함께였어요.

 

제 인생의 절반이 엄마와 함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친엄마는 낳아놓고 도망갔다가..근 20년이란 세월동안 단 한 번도 제게 '직접' 연락을 한 적이 없어요. 

 

제가 불편했다고 합니다. 

 

이부동생들이 자랄수록 제 얼굴을 잊어버렸대요.

 

얼굴을 몰라서 제가 불편했다고 하는 사람에게, 제가 단지 친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애착과 애정을 가져야 하는지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혼주석은 제 엄마의 몫 입니다.

 

전 그렇게 생각하는데 자꾸 고집 부리지 말라 연락오네요.

 

제 고집인가요?

 

 

 

 

http://pann.nate.com/talk/34144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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