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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한테는 친정엄마의 애정어린 손길과 저에대한 사랑이 가득 담긴 

요즘 말로 애착 담요가 있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담요라고 부르는데 소재는 이불 소재에요. 

약간 누빔 면이 되어있는...

저 신생아때 큰 이모가 저 덮으라고 

미국에서 사오신거였고 , 세월이 흐르고 구멍하고 헤지는 부분은

친정엄마가 본인 못입는 옷 이나 제가 입던 베냇저고리로 덧대어 주셨어요.

그렇다고 못나게 덧대어 주신게 아니라 아기자기 이쁘게 덧대어 주셨어요.

그리고 삐뚤삐뚤하지만 미싱기로 my everything, HJ (제 이니셜) 라고 

엄마가 새겨주셨죠 저 중학교 때쯤 ... 

내 전부라는 뜻이죠....


어릴때 부터 항상 그 담요를 껴안고 자고

유치원 다닐때는 그 담요도 들고 갈꺼라고 울고 불고 했다고도 해요.

고등학생을 지나 성인이 되서도 잘때는 그 담요를 꼭 껴안고 잤고

결혼 후에도 가져와서 항상 옆에 두고 잡니다.

2년전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뒤부터는 꼭 엄마의 유품같고 그랬어요.

정말 못쓰게 될 지경이 되면 어떻게 할진 모르겠지만 .....

지금은 천들이 덧대어 있다 뿐이지 뽀송하고 깨끗합니다.

남편도 초반엔 버려라 했던거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는 아무말 안해요.

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니까요.

무튼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2주전 출산하고 조리원 퇴소를 하고 집으로 왔어요.

그 담요가 없는겁니다.

남편한테 행방을 물으니

시어머니가 버리셨데요.  

저 없는동안 청소해주러 오셨다가 낡아보여서 버렸다고...

(시어머니도 함께 계셨습니다.)


시어머니는 다 낡은거 뭐하러 품에 안고 있냐고, 00(손주)이 한테 물려주지도 못하는거

다 버려야지 ~ 

라고 하시는 거에요.

어머님이야 그럴 수 있다 쳐요 . 

사정을 모르니까....

근데 남편은요...? 

남편한테 왜 버리시게 냅뒀냐 하니 "엄마말 틀린거 하나없어 이제 00이도 태어났고 

집안 분위기 좀 바꾸자~ 정 안고 잘거 필요하면 하나 사줄께 비슷한걸로"

라는거에요.

남편 말 듣자마자 그자리에서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주저앉아 울었어요.

숨이 턱턱막히고 엄마 얼굴이 떠오르면서 오열하듯 울었네요.

제가 그 담요를 물고 빨고하는것도 아니고, 그저 침대 옆에 두는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건데....


시어머니는 제모습보며 기가막힌다듯이 혀를 차셨고

남편은 오바 좀 하지 말라고 해요.

우리 엄마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걸 홀라당 버리냐고 엉엉 애 처럼 울었어요.

친정엄마 투병중일때도 , 저한테 병간호 오지말고 김서방 밥 잘 먹이라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늘상 미안하다는 소리만 하시다 가셨어요..

하..


시어머님이 계속 옆에서 한소리 거들시길레

모르시면 가만히 있으시라고 소리도 버럭 질렀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제 아이를 낳아보니 , 우리 친정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그 담요를 관리하셨는지

알 것같거든요...

너무 속상합니다.

남편 얼굴만 보면 아직도 화가나서 속이 쓰릴 지경이에요..

근데 남편은 미안하단 사과 한마디 없네요.

진짜 제가... 출산 후 예민해져서 오바하는 걸까요..?





http://pann.nate.com/talk/341488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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