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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 5월에 결혼을 앞두고있는 예신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음슴체로 갈게요.
앞서 말했다시피 5월에 1년반 연애한 예랑과 결혼예정임, 아니 예정이었음.
집안의 막내인 내 결혼이 결정되자마자 부모님께서는 살던집을
나한테 물려주시고 2월쯤에 큰언니네가 살고있는 캐나다로 가심
조카들도 돌보아줄겸 은퇴도 하셨고 나도 내 가정을 꾸리니까 여차여차 떠나심
그렇게 원래 나와 부모님이 살던곳이 신혼집으로 정해지고
결혼앞두고 두달정도 먼저 같이 동거하기로함
예랑도 나도 결혼전 동거에 대해서 긍정적이라 별 문제는 없었음
근데 어제 빡치는 일이 터짐
예랑이 나한테 말도안하고 시댁 식구들을 불러서 집들이(?)를 함
솔직히 아직 리모델링 전이고 내 개인적인 물건들도 정리가 되지 않은상태여서 짜증났음
난 회사에 있었고 먼저 퇴근한 예랑이 시댁 식구들을 데리고 간거임
심지어 손님들 도착후에도 나한테 직접 알려준게 아니라
내가 종종 야식을 사갔기때문에 내가 오늘은 뭐사갈까 전화해서 알게된거임
뻔뻔하게 나올때부터 알아챘어야하는데....
나한테 "손님들 많으니까 이거이거 포장좀 해다줘" 라고 말함
나는 무슨손님? 이러니까 "집들이 손님~" 이러고
손님 맞이하느라 바쁘다고 어영부영 전화도 끊음
거기서 1차 빡쳤지만 예랑이 좀 애같은 면모도 있기에 일단 나중에 얘기하자 하고 넘김
근데 왠걸 집에 들어가니까 내가 모르는 사돈의 팔촌까지 싹 다 부름
한 15명정도? 집이 바글바글했음
시댁식구라 그러길래 그냥 부모님이랑 시누 둘이 다 인줄 알았더니
무슨 고모님 당숙 어르신 조카들 뭐 다 부름
솔직히 표정 썩어들어가는거 대충 인사만 드리고 내방으로 들어옴
집에 방이 4개가 있는데 하나는 안방, 하나는 서재겸 컴퓨터방,
하나는 손님방 (후에 애기방으로 쓸 예정), 그리고 내 개인방이 따로 있음
내가 개인시간을 중요시 생각해서 예랑은 컴퓨터방을 게임방(?)으로 쓰고있고
나는 나머지방을 내 옷방겸 화장품, 피규어를 모아놓은 방으로 쓰고있음
처음에 들어갔을땐 몰랐는데 옷갈아입고 둘러보니까
옷장 제일 구석에 있던 원피스 두벌이랑 상자위에 올려놓은 구두,
전시해놓은 피규어 4개, 얼마전에 사놓고 정리 안해놨던 화장품들이 없어짐
진짜 그때 설마 설마 하면서 남편 부름
방으로 들어오면서 이새키가 상황파악도 못하고 내표정 보더니
"너는 왔으면 어른들한테 인사부터 하고 음식같은것도 직접 대접도 하고 그래야지. 아까 사오라던건 사왔어?" 하면서 툴툴거림
"아 됐고 내 물건 비는데 어디갔어?" 하니까
"집들이 선물로 줬는데?" 이럼
아진짜 당황하거나 미안한 기색도 없이 뻔뻔하게 나오니까 더 빡침
"그걸 왜 남을 줘? 내물건이잖아. 말도 안하고 뭐하는짓인데? 미친거야?!" 이러니까
지도 기분 상했는지 "너는 좋은날에 이런걸가지고 화를내냐? 너 비슷한거 많잖아.
한두개 정도는 줄수있는거 아니야? 남도 아니고 우리 가족인데?"
아 진짜.... 다시쓰면서도 빡침. 겁나 어이 털려서...
"가족이고 자시고 다시 가져와. 허락도 안받고 뭐하는건데? 아니 허락을 받는것도 미친놈이네. 왜 집들이 선물로 남의 물건을 주냐고. 그럼 니 게임CD뭐 이런거 주던가. 가족이라매."
"아진짜 쪼잔하게 이럴거야? 밖에 어른들 계시는거 안보여?"
"그리고 애초에 집들이를 집주인 허락도 없이 하냐? 우리 아직 결혼전이거든?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손님들 초대하는건 나랑 의논하고 했어야 하는거 아니야? 그리고 아직 식 올리기도 전인데 무슨 집들이야"
지도 기분은 상했는데 막상 할말은 없는지 문을 박차고 나감
지지않고 따라나가서 "이사람이 집들이 선물이라고 주신 물건 받으신분" 함
거실이 찬물 끼얹은듯 조용해지고 시누들이랑 시어머니가 흠칫함
옳다구나하고 가까이 가니까 쇼핑백에 아까 없어진 내 원피스랑 구두를 포함해서
내가 일본 출장갔을때 사온 동전지갑이랑 화장품들이 들어있었고
하다하다 부모님이 캐나다에서 보내주신 메이플시럽이랑 과자같은것도 들어있었음
모르는사람들이 내집에 들어와서 난장판을 벌인것도 기가 차 죽겠는데
내물건까지 손을대니까 더 빡침
심지어 옷이랑 구두같은건 자기들이 먼저 내방 열어보고 달라그랬다함
멍청한 예랑이 놈은 인심좋은척 그냥 가져가~ 이러고....
다들 무슨 쇼핑온것처럼 쇼핑백 들고있길래 미친년처럼 가서 다 확인하니까
거의 다 내물건, 선물받은거, 신혼살림으로 산 자질구레한 것들.....
티컵세트에 은으로 된 티스푼, 포크 등등 아진짜....
보통 이런거 주인없는데 챙겨주려고 하면 거절하지 않나요?
챙겨준 예랑도 괘씸한대 다 쟁여놓은 물건들이
보통 여자들이 잘아는 브랜드 물건이라던가 화장품, 악세사리여서
신혼집 구경한답시고 둘러보면서 달라고 한거구나 깨달음
아 진짜.... 신랑놈 조카들인지 사촌들인지 어린 애들이 피규어를 거의 박살내다시피
놀고있길래 그것도 빼앗아 오니까 다들 수근수근
남편놈은 대놓고 "아 쪽팔리게 왜이래!" 소리치고.... 난리도 아니었네요...
나야말로 빡돌아서 "다들 나가주세요. 아니면 신고할거에요" 함
고모님인가 뭔가가 바닥에 침뱉고 시엄마가 욕하면서 나가는거 듣고
예랑한테 큰소리로 "너도 꺼져 도둑놈의 집안이랑은 안엮이고 싶거든" 함
그후로 죽이나 사네 어쩌네 하면서 달려드는거 예랑이가 뜯어말리고 난리도 아니었음
당연히 파혼한다고했고 너도 이집에서 나가라함
예랑이 놈이 터진입이라고 이건 감정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라고
이성적으로 대화하면서 풀자는걸
난 충분히 이성적이고 냉정하다. 니가 네 입으로 너자신이 많이 모자라다는거 인정해서 너한테 갱생의 여지가 있는줄알았다. 술,여자,사업 같은 사고 안치면 다냐. 남편될 사람이 자기 아내 될 사람과 그 집안을 우습게 보는데 그게 파혼 사유가 아니고 뭐겠냐. 고맙다 오늘 집들이 해줘서. 니가 이렇게 호구인줄 알았으면 진작에 헤어지는건데. 딴말 필요없고 그만하자. 그냥 짐싸서 나가라.
내가 단호한걸 알았는지 싹싹 빌길래 친히 짐싸서 내쫓음
문밖에서 사정사정하다가 지쳤는지 어쨌는지 감
아직까지 전화오고 카톡오고 하다못해 시엄마가 회사로 찾아오겠다고 난리치는걸
오시면 신고할거다. 와서 동네방네 쪽 있는대로 팔리고 싶으시면 오셔라 함
그후로 잠잠하긴한대 퇴근하면 짐 마저 싸서 부칠라구요
어차피 다 내물건이었고... 문제는 예식장이랑 신행 예약한건데 어떻게든 되겠죠....
부모님께는 아직 얘기 안드렸고 오늘중으로 말씀드리려구요
아무래도 비행기표도 취소하셔야되고.....
그냥 똥밟았다 치려구요. 연애기간은 1년 반인데 그중 절반이 연수기간이어서
잘 못봤거든요. 그래도 착한남자라고 생각되서 결혼결심한건데 호구였네요.
첫남자이자 마지막 남자라고 고른게 이따위였으니....
경험이라치고 넘기려구요. 저 잘한거겠죠?
http://pann.nate.com/talk/3416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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