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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아들을 둔 할머니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얘기 하자면 아들의 결혼 때문에 연이 끊겨버렸습니다.

아들이 4년을 만나왔던 며느리가 가정 폭력 경험이 있었습니다.

며느리가 결혼 전에 솔직하게 밝혔는데,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아버지와 계모에게 시달리다가 도망친 후 친어머니 쪽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아버지와는 연을 끊었고 어머니는 몇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들은 화목한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르고 안타까워 하기만 했습니다.
잘 자라준 여자친구가 대견하다며 자기가 다 품어줘야지 하는 이 생각만 하고 있었고요.

전 학대받는 건 며느릿감으로 맘에 안들어서 결혼을 반대 했습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른채로 며느리가 인사하러 왔을때도 애가 참하다,너무 마음에 든다 등등 

며느리가 딱 봐도 좋아보였고, 이혼가정 같은 건 상관 없다고 생각 했습니다. 속사정은 알기 전에요.

그러나 저는 며느리가 아버지와 계모의 가정폭력 밑에서 컸다는 얘기를 들었고 저는 거기에 충격을 받아 눈에 흙이 들어가도 이 결혼은 안된다고 앓아 누웠습니다.
내 속으로 낳은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들의 며느리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이혼가정,불임,담배, 화려한 염색이나 노출패션,문신 등등 남들이 며느리감으로 욕하는 저 모든것들은 상관 없지만 '가정폭력'만큼은 절대로 안된다고 이 결혼하면 저랑 연 끊고 살 생각하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나중에 가정폭력을 저지를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몇배가 높은게 이미 통계로도 나와있고, 1,2년도 아니고 수년동안 가정폭력 밑에서 자라온 아이는 아무리 바르게 자랐다 한들 무의식 속에서 보고 배운게 있어서 답습할 거라고 아들에게 말하며 아들의 마음을 최대한 돌리려고 했습니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부모를 욕하고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하지만 흥분했을 때나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부모의 행동을 똑같이 한다고, 가정교육 무시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며느리에게도 확실히 얘기를 해뒀습니다.
반대는 당연한거라고, 그런 집안에서 자식 교육 어떻게 시켰는지 뻔히 보인다고
안봐도 훤하다고 속았다는 생각들어서 손해배상이라도 청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든 아들과 며느리를 떼어놓고 싶었습니다.

아들은 4년을 봐왔다며, 며느리가 그런 면모가 있다면 제가 알겠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사겨왔다고 엄마가 편견 덩어리이고 저보고 실망이랍니다.

아들이 절 설득하려 이런 말을 계속 했지만 고작 4년으로 나머지 40년을 다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확고하게 반대 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그러면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연을 끊어드리겠다고, 나에겐 어머니보다 결혼 할 여자가 중요하고, 아무리 어머니라고 해도 나에겐 간섭 할 권리가 없다고 질린다고 결국 연을 끊고 결혼을 해버렸습니다.

그 뒤로 14년이나 지났지만 며느리도 아들도 손주들 얼굴조차 못보고 아들은 아예 연락이 오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남편이 죽어도 장례식에 오지 않았고 지금 제가 돈도 없고 암투병 중인데도 야속하게도 찾아오지도 않습니다....

사실 며느리에게 연락을 해봤습니다.
너도 손주가 있지 않느냐, 너라면 그런 가정인거 알면 허락이 되겠냐, 내 입장도 생각해달라 했지만 며느리는 처음부터 결혼 반대를 한 것 부터가 상처였다, 내게만 당신을 만나는 것이, 아니 우리 가족이 당신을 만나는게 고문이다, 다신 만나지 말자 하고 끊어버렸습니다.

아들에게도 연락을 해봤지만
아들은 실망이라며, 자긴 며느리와는 아직도 사이좋게 잘지내는데 엄마는 왜 잘될 일에 소금 뿌리고 망쳐놨냐고, 어머니가 결혼 반대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저열하고 편견이 많을 줄 몰랐다고, 편협이고 오만이라고 끊어버렸습니다....

너무 속상합니다...
자식 키워봤자 소용 없는 거 같네요....

 

 

https://pann.nate.com/talk/370398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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